행정학(行政學, Public Administration)은 정부의 운영과 관리를 연구하는 사회과학 학문 분야이다. 법정 계열로 분류하기도 한다. 행정학의 세부 분야로는 정책학, 인사행정론, 재무행정론, 조직론, 도시행정론, 지방행정론 등이 있다.
[역사]
현대적 의미로서의 행정학은 우드로 윌슨의 논문 〈행정의 연구〉(The Study of Administration, 1887년)를 계기로 정립되기 시작하였다는 견해가 일반적이기는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여러 비판적인 견해들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윌슨은 인사제도를 개혁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행정 시스템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바꿀 것인가를 고민하였는데, 당시 유럽대륙에서 진행되고 있었던 산업혁명 과정에서 대규모 조직들이 형성되고 효율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현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였으며 당시 미국에서 펜들턴 법의 등장과 함께 인사 제도를 실적주의(Merit System)로 전환하는 개혁을 지켜보았다.
한편 유럽 내 독일의 경우 이미 관방학(Cameralism)의 전통이 있었고 아시아도 국가 통치를 위한 각종 제도와 철학적 기반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형성되어 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부의 운영과 관리에 대한 관점은 20세기 들어서 매우 심도 있게 논의되었으며 이러한 논의를 통하여 정부 역할의 팽창과 더불어 단순히 전통적인 통치와 권력 개념에서 이해되던 정부의 활동뿐만 아니라 이를 결정하고 집행하는 정부 기구의 관리와 운영에 대한 관점이 획기적으로 전환되면서 근대 행정학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의 행정학]
한국 행정학의 역사는 1959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의 탄생과 더불어 미국식 행정학이 도입되면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김운태 교수의 근대조선행정사의 연구나 다산 정약용의 관료제에 대한 연구들, 그리고 다양한 행정기구들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운영되었던 긴 역사를 고려한다면 훨씬 더 깊은 연원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불행한 것은 이러한 행정학의 역사가 형식적으로는 단절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즉 미국식 행정학 도입 이전의 한국 행정학에 대한 이론과 분석들이 주류이론으로 편입되지 못함에 따라 많은 행정학자가 한국 행정학의 연속적인 발전 고리를 찾아 제시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인다.
한국 행정학은 짧은 시간 동안 눈부시게 발전하여 왔다. 행정학은 한국전쟁 이후 현재의 대한민국을 이룩하는 데 일조하였다. 행정부 및 입법, 사법부 전반에 걸쳐 인재를 배출했을 뿐만 아니라 법, 제도, 정책적인 기여를 통해 국가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여 왔다. 학문적으로도 행정학은 전국에 가장 많은 독립 학과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사회과학 분야의 핵심 학과로서 자리를 잡고 있다. 한국 행정학은 그 연구영역이 광범위하고 현실 행정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행정이론의 논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발전시키고 있다.
[전통적 접근법]
전통적 접근법은 고전적 접근법이라 하며, 초기 행정학에서 많이 활용되었다.
20세기 초에 제시된 프레더릭 윈슬로 테일러(Frederick Winslow Taylor)의 과학적 관리법과 루서 헬시 귤릭(Luther Halsey Gulick)과 린들 포우너스 어윅(Lyndall Fownes Urwick)이 제시한 원리적 접근법이 이에 해당한다.
과학적 관리법은 과학적 분석을 통해 작업의 절차나 작업량을 정하고, 이를 토대로 생산의 계획이나 작업 과정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원리적 접근법은 보편타당하게 적용될 수 있는 과학적인 원리를 발견하여 이를 행정에 적용하여 연구하는 방법이다.
전통적 접근법은 행정의 ‘능률’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은 전통적 접근법은 행정 능률의 향상을 위한 행정조사와 행정개혁 운동을 촉진했다. 아울러 기술적 행정학이 등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사회학적 접근법]
행정 현상이 인간의 사회활동과 관련된다는 관점에서 사회학(社會學, sociology) 이론을 활용하여 연구 방법이다. 특히, 사회학 이론 중에서 구조기능설, 조직론, 관료제 이론 등이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접근법을 활용한 대표적 학자들로 로버트 킹 머튼(Robert King Merton)과 라인하르트 벤딕스(Reinhard Bendix)가 있다.
[생태론적 접근법]
행정조직 전체를 살아 있는 하나의 유기체로 보고 생태론의 관점에서 행정 현상을 규명하는 데 활용하는 연구 방법이다. 즉, 행정조직 내의 한 부분에 일어난 변화가 다른 부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또는 행정조직의 외부 환경(경제·사회·문화·자연 등)의 변화가 행정에 어떠한 영향을 행사하는지를 연구한다.
생태론적 접근법을 체계화한 존 메리맨 가우스(John Merriman Gaus)는 행정기능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그 환경과 관련하여 볼 것을 주장하였다. 그리고 행정에 영향을 미치는 7개의 환경적 요소, 즉 주민(국민)·장소·과학기술·사회제도·사조·재변·인간성 등을 소개하였다.
[체계론적 접근법]
체계이론에 근거하여 행정 현상을 연구하는 방법이다. 체계론적 접근법은 생태론적 접근법과 비슷한 면이 있다. 하지만 체계론적 접근법은 생태론적 접근법처럼 환경이 행정에 미치는 영향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전체 체계와 하위 체계 간의 상호작용 혹은 하위 체계와 다른 하위 체계 간의 상호작용도 연구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체계론적 접근법으로 행정학을 연구한 대표적 학자로는 데이비드 이스턴(David Easton)과 아이라 샤칸스키(Ira Sharkansky) 등이 있다.
[행태론적 접근법]
조직 구성원의 행동양식에 초점을 맞춰 행정 현상을 연구하는 방법이다.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인 개인의 인간적 행태, 즉 인간의 행동양식이나 존재 상태를 통해 과학적으로 행정 현상을 파악하려는 접근방법이라 할 수 있다.
행정학 연구에 행태론적 접근법을 소개한 학자는 로버트 앨런 달(Robert Alan Dahl)과 허버트 알렉산더 사이먼(Herbert Alexander Simon)이다. 특히 허버트 알렉산더 사이먼(Herbert Alexander Simon)의 저서 『행정행태론』은 행태론적 접근법을 통해 행정학을 확립시키는 데 큰 공헌을 하였다.
[현상학적 접근법]
행정을 현상학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방법으로, 행정 현상에 대해 외적인 것만이 아니라 내적인 것까지 파악하고자 한다. 현상학적 접근법은 행태론이 추구하는 실증적 과학의 방법으로는 행정 현상을 올바르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데서 시작되었다. 행태주의는 외면에 나타나는 인간의 행태만을 연구하기 때문에 행정 현상의 주요 요소인 인간의 내면적 세계,
즉 의식·동기·가치관 등은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상학적 접근법을 위해서는 연구 대상의 내면에까지 들어가서 그의 경험을 관찰자도 공유해야 한다. 관찰자와 연구 대상(상대방)을 동일화하고, 감정이입의 경험을 통해서 연구한다. 연구할 때 특히 유의해야 할 점은 감정이 개입되지 않고,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관찰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할 때 궁극적으로 연구 대상인 상대방의 내면적 심리 변화를 분석할 수 있다.